日 문부과학성 최악의 입학부정 스캔들 전모
日 문부과학성 최악의 입학부정 스캔들 전모
  • 김경철 도쿄 통신원
  • 승인 2018.07.0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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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부과학성 사노 후토시 과학기술·학술정책국장 도쿄의과대학에 편의 제공
-그 대가로 자신의 아들을 도쿄의대에 부정 입학시켜 일본 국민 경악
일본 문부과학성으로부터 특혜를 받고 그 대가로 담당 국장의 아들을 부정 입학시킨 사립 도쿄의과대학.(사진출처=Ahnna 블로그)
일본 문부과학성으로부터 특혜를 받고 그 대가로 담당 국장의 아들을 부정 입학시킨 사립 도쿄의과대학.(사진출처=Ahnna 블로그)

[뉴시안=김경철 도쿄 통신원] 은폐, 조작, 위증, 성희롱까지, 각종 스캔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아베 정권에서 또 다시 일본국민들을 경악시키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발생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지난 4일 저녁,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특정 대학에 편의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자녀를 부정입학시킨 문부과학성의 현역 국장을 뇌물수수혐의로 체포했다.

일본 언론에 의하면 체포된 문부과학성의 사노 후토시 과학기술·학술정책국장은, 문부과학성 주관의 ‘사립대학 연구 브랜딩 사업’에 도쿄의과대학이 선정될 수 있도록 특혜를 베풀고, 대학 측은 이에 대한 대가로 사노 국장의 아들이 도쿄의과대학에 입학할 수 있도록 점수를 조작했다고 한다.

도쿄의과대학은 의학부와 간호학부가 설치된 의과전문대학으로, 사노 국장의 자녀가 입학했던 2018년도 경쟁률은 16.5대 1이었다. 

사건의 발단은 2016년 ‘사립대학 연구 브랜딩 사업’에서 탈락한 도쿄의과대학이 2년 연속 탈락의 불명예를 벗어나기 위해 전문 브로커를 동원, 문부성관계자에게 청탁을 벌이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문부과학성 측은 “최악의 타이밍에 최악의 사건이 발생했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본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사노 국장이 부정을 저지른 작년 5월에는, 연초부터 불거졌던 ‘불법 낙하산인사 사건’과 ‘가케학원 스캔들’로 문부과학성이 사회적으로 엄청난 지탄을 받고 있던 시기다.

‘불법 낙하산인사 사건‘은 전직 사무차관(차관급) 8명을 비롯한 총 62명의 OB들을 문부과학성이 와세대 대학 등에 불법적으로 취직시킨 사실이 드러나며 ’조직적인 국가공무원법 위반 사건‘이다.

가케학원 스캔들이란, 아베 총리의 미국 유학 시절 절친인 가케 코타로 이사장이 경영하는 가케학원에 수의학과 신설을 인가하는 특혜를 베풀었다는 스캔들이다.

’수의사공급 과잉‘현상을 이유로 1986년 이후 신설 수의학과를 인정하지 않았던 일본 정부가 아베 정권이 들어서면서 ‘경제특별구 구상’이라는 명목 하에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설치를 허가한 것에 대해 특혜의혹이 일어난 것이다.

문제의 사노 국장은 당시 연일 터지는 스캔들로 언론의 맹폭을 받고 있었던 문부과학성의 대변인으로서 매일 언론에 나와 “국민들께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이던 그 시절, 뒤로는 사랑하는 아들의 입학을 위해 브로커를 통해 부정입학을 획책하고 있었던 것이다.

문부과학성 내의 엘리트 코스를 두루 거친 사노 국장은 ‘다음 번 사무차관’으로 유력시되던 인물로, 유명 정치가의 비서를 지낸 경력 덕분에 정치가들과도 친분이 두터웠던 실력자였다고 한다.

한편 이번 스캔들과 관련, 일본 내에서는 두 가지 문제가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는 사건의 발단이 된 문부과학성의 ‘사립대학 연구 브랜딩 사업’의 실표성에 대한 의구심이다.

연간 55억엔의 국가예산을 마련하여 180여개의 일본 전역의 사립대학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60개교를 선정하는 이 사업은 사립대학의 브랜드를 향상시킨다는 목적으로 2106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각 대학의 ‘브랜드 파워’를 향상시킬 수 있는 연구활동 및 홍보활동에 대한 기획서를 심사하여 지원대상을 결정하는 방식인데, 결국은 사립대학의 홍보에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매스컴에 노출되기 위한 연구 실적이나 홍보 등을 지원하는 것이 과연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전문인재를 육성한다고 하는 대학 본연의 브랜드 파워를 향상시킬 수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가케학원 그룹 관련 대학들이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것이 밝혀지며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최근 일본에서 ‘의대 버블’이라고 불릴 만큼 의과대학이 인기를 얻고 있는 현상이다.

일류대학의 이공계 학과에 비해 인기가 저조했던 의대가 리먼 쇼크 이후 이과생들의 최고 선호학과로 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배후에는 일류대학을 나와 대기업에 취직을 하더라도 언제든지 구조조정을 당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에는 회사의 부도로 거리에 나 앉을수도 있다는 우려와 함께, 의사야말로 안정된 직업이라는 인식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의대만큼 많은 비용과 노력이 드는 변호사는 이미 포화상태로 실업자가 속출할 정도.

그에 비해 소아과나 산부인과, 응급과 등의 과목에서는 의사부족현상이 계속되고 있으며, 사회가 고령화되어 갈수록 의사가 많이 필요해질 것이라는 계산도 있다.

그러나, 우수한 이과계 학생들이 의대에 집중되는 현상은 일본의 국가경쟁력 향상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론은 지적한다.

실제로 세계적인 과학전문지인 [네이처]는 올 3월 기사에서, 일본의 과학연구실적이 최근 10년 동안 침체되고 있다고 지적, 일본이 세계최고 수준에서 급격히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2000년 이후, 물리, 화학을 비롯한 자연과학분야에서 17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의 과학연구 분야가 전대미문의 ‘의대 붐’으로 인해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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