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신선경 기자]“와… 올해는 진짜 다르다.”
11월 19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들어서자마자 관람객 한 명이 내뱉은 말이 귀에 들어왔다. 코엑스 전관을 가득 채운 2025 서울카페쇼는 개막 첫날부터 북적였다. ‘한 잔에 담긴, 더 큰 커피 세상(One Cup, All Worlds)’이라는 올해 슬로건처럼, 커피 한 잔이 열어주는 산업·문화·기술의 스펙트럼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아시아 최초의 커피 박람회로 시작해 글로벌 커피 비즈니스의 중심 이벤트로 성장한 이 전시는 올해 35개국 631개 사, 3903개 브랜드가 참여하며 명실상부 아시아 최대 규모로 열렸다.
# “여기서 창업까지 배울 수 있네”… 카페 이노베이션 뱅크
기자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A홀. 장비음이 울리고, 각 부스마다 에스프레소 향이 퍼졌다. 이곳의 콘셉트는 ‘카페 이노베이션 뱅크’. 커피머신·로스터기·원부재료·베이커리·아이스크림까지, 창업에 필요한 거의 모든 아이템이 모여 있다.
현장에서 만난 예비 창업자 김진수 씨는 핸드드립 장비를 살펴보며 “카페를 준비 중인데, 여기 오니까 머릿속에 흩어졌던 것들이 한눈에 정리가 됐다”며 “브랜드 콘셉트부터 기계 선택까지 실제로 만져보니 훨씬 감이 온다”고 말했다.
예비 창업자뿐 아니라 현직 바리스타들도 장비를 만지며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창업을 넘어 산업의 흐름이 시작되는 곳이었다.
# 감성과 브랜드, 일상이 만나는 공간
B홀에 들어서자 커피 향 대신 달콤한 디저트 향기가 유혹했다. 테이블웨어·카페 굿즈·인테리어 소품 등 ‘취향을 완성하는 요소’들도 가득했다.
실제로 이곳은 카페 인테리어 디자이너와 디저트 브랜드 운영자들이 영감을 얻으러 가장 많이 찾는 공간이라고 한다. 전시관 자체가 하나의 카페라는 인상을 남겼다.
# 전 세계가 한자리에 모인 커피 테이스팅
3층 C홀은 카페쇼의 심장 같은 곳이다. 생두부터 로스터기, 그리고 완성된 커피까지 ‘오감 체험’이 가능한 테이스팅 공간.
특히 ‘커피앨리’에는 해외 유명 로스터리가 줄지어 있었다. UAE의 아처스 커피(Archers Coffee) 부스에선 독특한 향의 스페셜티 원두가 에스프레소로 추출되고 있었다.
20대 남성 관람객 이선호 씨는 “산미가 강할 줄 알았는데 은근히 밸런스가 좋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네덜란드 ‘닥 커피 로스터스’, 세계 챔피언을 배출한 브랜드 등도 참여해 스페셜티 커피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경험해 볼 수 있다.
# 커피의 미래를 발견하다
D홀은 커피 업계의 미래가 펼쳐지는 공간이다. 한국과 해외 신흥 로스터리의 시그니처 메뉴, 첨단 머신 트렌드가 한눈에 들어왔다.
커피 산업 관계자, 수입·유통업자들이 D홀에서 가장 오래 머문다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 2026 커피 산업 트렌드 키워드 ‘BEYOND(카페: 공명의 시대)’
올해 카페쇼는 내년도 트렌드 키워드로 ‘BEYOND(B.E.Y.O.N.D)’를 공개했다. 각 키워드는 ▲Better Community(새로운 연결의 장) ▲Everyday Wellness(일상 속 건강) ▲Your Moment(나만의 시간) ▲Original Local(로코노미) ▲Nature Forward(지속가능성) ▲Digital Touch(기술 혁신)의 변화를 예측한 단어로 카페가 커피 한잔을 마시는 공간을 넘어 사람과 브랜드, 지역과 기술 그리고 감성의 자연적 요소들이 소비자들을 공명하는 플랫폼으로의 변화의 의미를 담았다.
올해 전시의 구성 역시 이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4개 홀을 모두 돌아 나오니, 카페쇼가 제시한 BEYOND의 의미가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커뮤니티, 웰니스, 개인화, 로컬, 지속가능성, 기술 혁신까지. 이 6개의 요소는 더 이상 미래의 상상이나 트렌드 보고서 속 단어가 아니라, 현장 모든 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현실이었다.
제24회 서울카페쇼는 오는 22일까지 코엑스 전관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