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1월 12일 동해에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USS 니미츠(앞줄 왼쪽), USS 로널드 레이건(가운데), USS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이 미국 및 한국 군함들과 훈련을 벌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지난 해 11월 12일 동해에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USS 니미츠(앞줄 왼쪽), USS 로널드 레이건(가운데), USS 시어도어 루즈벨트함이 미국 및 한국 군함들과 훈련을 벌이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김동현 보스턴 통신원] 한·미 양국의 대북 정책 비판론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만연하다. 비판과 토론은 건전한 정책의 선결 조건이다. 비판론을 향한 지나친 비관이 우려스럽다.

한국의 경우 대북 정책을 비판하면 보수주의·냉전주의적 사고의 산물이라는 말을 듣기에 딱 알맞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 정책을 뒤흔들려는 적폐 세력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전쟁의 언어가 난무하던 시기에 비해 지금은 태평성대라는 말로 들려온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미·북 정상회담 결과에 부정적인 평가를 줬다가 대중들로부터 호되게 비판을 당한 것이 좋은 예다.

미국의 경우 한국보다 대북 정책 비판의 목소리가 훨씬 크다.

보수진영뿐만 아니라 중도와 진보진영으로부터도 일관되게 대북 정책의 비판적인 시각들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제적인 트위터 캠페인으로 야당과 언론의 비판적인 시각을 ‘가짜 뉴스’로 폄하해버린다.

이 역시 논리 대 논리의 정공법 승부가 아닌 논리를 전달하는 진영 (야당, 언론)을 무력화시키는 비논리적이지만 효과적인 방법이다.

비판의 목소리는 듣기 거북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여당이 아닌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들을 때 정치적 공세와 건설적 비판을 구분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한 귀를 닫고 추진한 정책의 말로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론과 같이 잘 알려져 있다.

현 대북 정책의 문제점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7월 6-7일 방북 결과에서도 다시 한 번 나타났다.

6·12 미·북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고위급 미·북 회담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큰 성과 없이 비핵화 워킹그룹을 작동시키기로 동의한 뒤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한 채 북한을 떠났다.

이어진 북 외무성의 비판 성명은 전형적인 북한의 외교술임을 감안하더라도 실질적인 비핵화 시간표와 신고 및 검증을 거부하는 북한의 모습은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대북 정책 비판을 현 정부를 향한 비판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존재한다.

트럼프·문재인 정부의 정당성을 깎아내리려는 이들은 분명히 존재하며 그들의 주장 또한 시중에 떠도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유언비어와 괴담을 퍼뜨려 현 정부 정책을 비난하기 위해 비난하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자들이 대북 정책을 건설적으로 비판하는 이들까지 싸잡아 비난받게 하는 구실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재하는 공론의 장에서 건설적인 비판을 수용해 보다 완결성 높은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책임 있는 정부와 국민의 자세다.

현 정부를 믿고 힘을 실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 정부가 되돌릴 수 없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견제하는 것도 야당과 언론 그리고 국민의 역할이다.

미국 내 조야에서는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빠른 시일 내 북한과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군사옵션을 채택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소문의 진위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외교적 옵션이 모두 소진되면 남아있는 옵션이 무엇인지는 불 보듯 뻔하다.

그 때는 군사적 옵션이 유일한 수단이라고 주장할 근거들이 존재할 것이며 외교적 해법을 택해야 한다는 주장은 힘을 잃을 것이다.

건설적인 비판을 수용하지 않고 지금처럼 북한의 선의에 기반한 정책을 지속할 경우 머지않아 제 2차 한국전쟁이라는 의도치 않은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한반도의 평화 정착, 북한의 비핵화, 제 2 한국전쟁 예방은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공유하는 목표다. 대북 정책 비판에의 비관론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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