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정무비서관을 성폭행 했다는 파문이 퍼지면서 관련주들이 급락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맛있는 주식=송범선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정무비서관을 성폭행 했다는 파문이 퍼지면서 SG충방과 백금T&A 등 '안희정 정치 테마주'로 분류됐던 주식들이 6일 급락세다.

전날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의 정무비서로 근무 중인 김지은씨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지사로부터 지난 8개월 동안 해외출장 등 사람들이 안 볼 때 수시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히면서 파문이 일었다.

이에 따라 안희정 정치 테마 관련주들이 급락하며 요동치고 있다.

안 지사는 차기 대권 1순위로 꼽히고 있었다.

안 지사는 스마트한 언변 등의 이미지로, 다른 예비 대통령 후보에 비해 약점으로 꼽힐 만한 것이 거의 없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이번 성폭행 파문으로 정치생명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또 이번 미투 운동에서, 진보 계열 인사들이 보수 진영에 비해 성추행 및 성폭행 문제로 많이 지적받아, 민주당 내에서도 타격이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안 지사의 입장에서는 정치 ‘중단’을 선언했지만, 이번 성폭행 파문으로 사실상 차기 대통령으로는 끝난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안희정 관련주들은 내재가치로는 상승할 여력이 아직 남았으나, ‘정치 테마주로서는’ 크게 오르기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회사의 내재가치보다는 정치적인 인물만을 염두에 두고서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시세차익을 노리던 투자자들은 이번에 정치 테마주로 대거 손실을 입었다.

정치 테마주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되는 대선에서 처음 생겨났다.

당시 대운하 주들로 상승했던 종목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당선과 함께 아무 이유 없이 급락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된 이후 관련주들이 대거 하락한 점도 비슷한 맥락이다.

대통령 당선은 관련주들에 호재로 작용해 추가 상승해야 마땅하지만, 테마주는 항상 예상을 뒤엎는 결과를 초래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주로 꼽히는 EG(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동생, 박지만씨가 운영) 등도 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있기 전부터 하락했다.

이에 증권업계 관련자는 “정치테마주는 추세와 변동성만 참고하되 내재가치에 초점을 두고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조언했다.

SG충방은 대표적인 안희정 테마주로 꼽히며 급락했다. (차트=하나금융투자)

정치테마주는 학연, 친분, 지연에 의해 많이 거론된다.

SG충방(001380), 백금T&A(046310)은 대표적인 학연, 친분 관련 안희정 테마주로 꼽힌다.

SG충방의 이의범 대표는 안 지사와 친하게 알고 지낸다는 소문이 파다해지면서 안희정 테마주로 자리잡았다.

또 백금T&A 대표는 안 지사가 졸업한 고려대학교를 나왔다고 알려지면서 안희정 테마주로 꼽혔다.

이날 SG충방과 백금T&A는 전 거래일 대비 하한가(29.99%) 3070원까지 하락했다가 소폭 반등하고 있는 중이다.

이들 회사에서는 안 지사와 무관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럼에도 이번 악재로 현재 이처럼 크게 하락했다.

악재에 더해 회사 내부적인 재무제표도 좋지 못한 편이라 반등이 어려운 상황이다.

SG충방은 최근 분기 영업이익 적자에, 순이익률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순이익률이 적자다보니 PER도 당연스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백금T&A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률 적자를 기록하다 최근 분기에 소폭 흑자로 돌아섰으나 아직 수익성이 안정적이지 않다. 부채비율도 164%로 다소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이들 외에도 엘디티(096870) 역시 안 지사 테마주로 분류됐다. 엘디티 역시 안 지사와의 연관성을 적극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엘디티도 전 거래일 대비 11%까지 하락했다가 소폭 반등했다. 엘디티의 실적가치는, 영업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이 마이너스로 수익성이 좋지 못하다. PER도 마이너스다.

이와 같이 좋지 못한 성장성이 지난 4년 여간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엘디티의 주가는 2017년부터 크게 한차례 올랐다가 지금 바닥을 헤매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정치테마주는 그 본질이 회사 측에서 해당 정치인과 관련이 없다고 공시해도 크게 등락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대주산업은 다른 안희정 테마주에 비해 실적가치는 양호하다. (표=와이즈에프엔)

정치 테마주는 안희정 지사와의 지역적인 연관성에서도 나타난다.

대주산업(003310)은 특별한 이유 없이 충청남도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하한가에 근접하게 폭락했다.

앞서 밝혔던 종목 중에서는 대주산업의 수익성이 그나마 제일 낫다. 4년 연속 흑자에 부채가 56%로 낮은 편이다. 그러나 가치평가 상에서 PBR 1.75, PER 43.55로 고평가 상황이라 좋지는 못하다는 평가다.

대주산업은 자산가치보다도 수익성과 성장성 문제가 많이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식을 테마성으로만 투자 할 것이 아니라 테마와 함께 회사의 내재가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적가치가 좋은 종목은 이번 돌발 악재에 급락한 이후, 테마를 배제한 채 실적가치만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반등의 가능성은 있지만 리스크 관리는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정치 테마주는 해당 정치인에게 아무도 생각지 못한 돌발 사태가 생기면, 갑자기 급락할 가능성이 있기에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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