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안전자산인가, 위험자산인가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뉴시안=송범선 기자] 주가 지수와 가상화폐(암호화폐)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추세를 보이면서 가상화폐가 위험자산이라는 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4일 ‘신 채권왕’으로 통용되고 있는 제프리 건들락은 “비트코인이 증권 시장의 방향을 선행하는 기준 지표의 기능을 한다”고 밝혔다.

증시가 하락하기 전에 비트코인이 먼저 하락세를 보이고, 증시가 상승하기 전에 비트코인이 먼저 오름세를 보인다는 주장이다.

최근 주가지수와 가상화폐(암호화폐), 부동산, 금 가격 모두 가격 하락과 부진을 피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이 좋은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는 한 자산이 하락하면, 그 돈의 흐름이 다른 자산으로 옮겨가 그 자산의 가격이 급등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공식이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상화폐가 다른 자산들의 대체 안전자산이 되지 못하고 동반 하락하자, 비트코인이 위험자산이라는 이론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가상화폐는 원래 안전자산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경제가 어렵거나 시장이 흔들릴 때 주식은 하락하지만, 가상화폐는 반작용으로 뛰어 오른다는 이론이다.

전통적으로 안전자산의 역할은 ‘금’이 맡아왔다. 전쟁이 발발했을 때 폐허가 된 나라에서 부동산이나 주식은 가치가 폭락할 수 있지만, 금은 해외로 쉽게 반출할 수 있다는 속성 때문이다.

최근 들어 비트코인이 ‘전 세계’의 화폐로 쓰이면서 금처럼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을 대신 할 수 있다는 주장이 이어져왔다. 한국에서 구매한 비트코인을 다른 나라에서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이 이어질 때마다, 주가지수는 하락했고 비트코인과 금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사진=픽사베이)

이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동 국가와 아프리카 등에서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들 국가 경제력의 하락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해 자국의 화폐는 급락했고 이를 대신해 비트코인이 급부상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상황은 비슷했다.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이 이어질 때마다, 주가지수는 하락했고 비트코인과 금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최근 비트코인과 미국 증권 시장 둘 다 크게 하락하며, 이같은 이론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제프리 건들락은 “비트코인이 시장의 감각을 미리 표현하는 나침반 같은 기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하며 비트코인이 위험자산이라고 말했다.

또한 “비트코인과 사회적 분위기 간에는 함수관계가 존재한다”며 “비트코인이 증권시장을 선도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6일(현지시각) S&P500지수는 2.19% 급락했다. 2달 전에 있었던 가상화폐의 큰 폭의 하락이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미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S&P500 지수와 비트코인 가격이, 과거에는 반비례하다가 최근 들어 정비례하고 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6일(현지시각) S&P500지수는 2.19% 급락했다. 이에 앞서 2달 전에 있었던 가상화폐의 큰 폭의 하락이 선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차트=하나금융투자)

또 가상화폐가 급등과 급락을 거듭하는 등, 가격 변동이 심해서 주식의 위험성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주장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같은 혼란 속에서  비트코인의 가격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섣부른 단정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세상에 모습을 들어낸지 10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비트코인의 안전자산 여부는 시간이 더 흘러야 검증될 수 있는 사안”이라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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