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출처=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출처=뉴시스)

[뉴시안=김지형 기자]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에 비핵화 합의에 도출된다면 경제적 보상으로 산업화 측면에서 한국모델을 제시했다.

북한판 '신마셜플랜' 외에도 향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체제보장을 위해 기꺼이 양보할 것임을 발언했다.

북한 측이 지난 16일 '선 비핵화-후 보상'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리비아식 모델을 일방적으로 강요할 경우 북ㆍ미 정상회담 개최를 재고려 하겠다고 반발한 데 따른 백악관 수뇌부의 공식 입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체제안정ㆍ경제적 번영 같은 유화적 표현을 사용했지만, 리비아의 독재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의 몰락을 상기시키며 '완전 초토화(absolute decimation)'라는 강경 표현도 내놔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할 경우 정권의 체제안전과 경제번영을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북한이 지난 16일 돌연 남북 고위급회담을 연기하고 북ㆍ미 정상회담까지 무산될 수 있음을 엄포한 데 따른 '북한 달래기'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안전보장을 제공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나는 기꺼이 많은 것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리고 그(김정은)도 기꺼이 많은 것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그(김정은)는 매우 강력한 보호를 받을 것"이라면서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합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다음달 12일 북ㆍ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하지 않는다면 리비아ㆍ이라크 사태와 같은 불운이 재발될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서 생각하는 모델이 전혀 아니다"라면서 "카다피 모델은 초토화(decimated)였다"라고 전제했다.

카다피 정권은 지난 2003년 미국과 수교를 회복하고 체제보장을 받는 과정에서 핵시설을 미국에 완전히 양도했다.

미국의 경제제제가 해제되고 국제사회 경제지원을 받을 수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카다피 정권은 미국이 지원한 반군에 의해 축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카다피의 죽음과 초토화 등을 발언한 것은 북한이 비핵화를 합의하지 않을 경우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군사력을 동원해 체제가 전복될 수도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ㆍ미 정상회담이 북한의 경제번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낙관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을 본다면, 그들의 산업적 측면에서 이것은 정말로 '한국 모델이 될 것"이라면서 "그들은 근면하고 믿기지 않을 만큼 놀라운 사람들"이라고 추켜세웠다.

비핵화 합의에 따른 경제적 보상이 한국형 경제번영 모델이 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3일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면 미국의 대규모 민간투자가 허용될 수 있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이는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공적 원조 형태가 아닌 민간투자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북한판 신마셜플랜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됐다.

트럼프는 "(북핵협상은) 김정은과 하는 것이다. 김정은은 그의 나라에 남아 나라를 운영하게 될 것"이라면서 "북한인들은 엄청나게 근면하다"고 북한체제 보장을 약속했다.

그는 "북한은 세계의 엄청난 지역"이라면서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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