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문재인 정부 첫 특검인 '드루킹 특검'으로 허익범 변호사를 임명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문재인 정부 첫 특검인 '드루킹 특검'으로 허익범 변호사를 임명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이준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민주 권리당원 네이버 포탈 댓글조작 사건인 '드루킹 사태'에 대한 특별검사로 허익범 변호사를 임명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허익범 변호사에게 특별검사 임명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앞서 야 3당 교섭단체는 특검법에 따라 임정혁ㆍ허익범 변호사 2명을 후보자로 추천했고, 문 대통령은 7일 허 변호사를 특검으로 임명했다.

사법연수원 13기인 허 변호사는 1986년 대구지검 검사로 법조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충주지검ㆍ서울지검ㆍ부산지검 등지에서 검사생활을 해왔다.

법조계에 따르면 허 특검은 이달 말부터 실제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사기간은 60일이며, 문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30일을 연장할 수 있다.

임명장 수여식을 앞 둔 허 변호사는 전날 오전 사무실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특검보 인선이 예상보다 진척이 있다"면서 "오늘 내 인선을 마무리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검보 추천 과정에 어려움을 어느정도 예상했는데 같이 일하고자 하는 분들이 또 의외로 많더라"면서 "그분들과 팀을 잘 꾸려보려 한다"고 밝혔다.

드루킹 특검팀은 파견검사 13명을 지원받을 수 있다. 특검팀은 사무실 등 시설이 갖춰지면 수사 기록을 넘겨받아 본격 검토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허 변호사의 특검 지목에 대해 전날 여야의 입장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원내대변인은 "허 변호사는 검사 시절 부산지검 부장검사ㆍ인천지검 공안부장ㆍ대구지검 형사부장 등을 두루 거친 대표적인 공안통 이력의 소유자"라면서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2007년 뉴라이트 단체 300여개가 연합한 '나라 선진화 공작정치 분쇄 국민연합' 법률 자문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이 야당 친화적인 후보를 선택했다면서 자유한국당의 전신은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매크로 여론조작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검경의 부실수사와 정권 차원의 특검 출범 방해로 증거인멸 등이 우려되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특검을 가동시켜 게이트의 실체적 진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는 "민주당은 벌써부터 특검 김빼기와 훼방 놓기에 나서고 있다"면서 "민주당이 실체적 진실 규명을 외면하고 방해에만 골몰한다면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권성주 대변인은 "허익범 특검께 국민이 바라는 것은 여론조작 범죄의 진실을 밝히는 것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법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앞으로의 조사 기간 동안 정권의 눈치도, 여야 정치권의 눈치도, 여론의 눈치도 보지 않는, 오로지 흐트러짐 없는 법의 잣대로 수사를 진행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허 특검의 뉴라이트 전력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만큼 공명정대하게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보수야당의 입장을 두둔하는 특검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성역없는 수사를 위해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시절 여론조작도 수사 대상에 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검으로 정식 임명된 허 변호사는 2007년 검사복을 벗은 뒤 서울지방변호사 부회장 및 분쟁조정위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대한변호사협회 법학전문대학원 평가위원장을 맡으며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업무를 수행했고, 서울중앙지법 조정위원과 법무부 법무ㆍ검찰개혁위원도 맡았다.

문 대통령은 허 특검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 후 비공개 환담도 나눌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 허 특검의 임명을 결정하면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의 실체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수사를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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