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이 후보의 아들 도박 의혹 관련 사과 발언을 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을 마친 뒤 아들 도박 의혹 관련해 사과 발언을 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아들의 불법 도박 의혹 보도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조선일보는 16일 이 후보의 장남이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한 온라인 포커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활동해 왔다는 의혹을 보도했다. 이씨가 지난 2019년 1월부터 2020년 7월까지 해당 커뮤니티 게시판에 ‘이기고 싶다’는 닉네임으로 약 200개의 글을 올렸고 1400만원 상당의 칩(게임머니) 거래 제안글을 올리거나 불법 도박장을 방문한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열흘간 도박장에서 536만원을 땄다고 자랑하거나, 불법 게임에서 500만원을 잃었다는 글도 올렸다. 스스로를 ‘도박 중독자’, ‘도박꾼’ 등으로 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가 “언론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고 인정한 것이다. 

이 후보는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아들이 일정 기간 유혹에 빠졌던 모양이다. 부모로서 자식을 가르침에 부족함이 있었다. 아들도 자신이 한 행동을 크게 반성하고 있다. 스스로에 대해 무척이나 괴로워한다. 온당히 책임지는 자세가 그 괴로움을 더는 길이라고 잘 일러주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 치료도 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선대위 정진욱 대변인은 “현재는 도박을 안 하고 있지만, 다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치료받겠다는 말”이라고 보충 설명했다. 오늘 오전 사회대전환위원회 출범식이 끝난 뒤에도 “제 가족들과 관련해서 매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자식을 가르치는 부모 입장에서 참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매우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드리고 깊이 사죄드린다”고 다시 한번 사과했다.

이 후보의 발 빠른 대응은 이슈가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대응으로 보인다. 인정할 것은 빨리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바람직한 대처법이라고 판단한 결과다. 일단 인정하고 고개를 숙인 사안을 공격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사라는 미묘한 지점도 있다. 이 후보는 앞으로도 이런 기조의 대응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관리와 관련해 나름 대처를 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 후보의 이런 대응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대응과 비교된다. 윤 후보는 배우자인 김건희씨와 관련한 허위 경력 의혹이 불거졌을 때 “현실을 잘 보고 관행이라든가, 이런 것에 비춰서 어떤 건지 물어보고 하시라. 여러분들 가까운 사람 중에 대학 관계자가 있으면 시간강사를 어떻게 채용하는지 한 번 물어보라. 교수 채용에서 시간강사라는 것은 전공, 이런 걸 봐서 공개채용 하는 게 아니다”라고 발끈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이런 대응은 이슈를 더 키웠다. 그러다가 여론이 악화하자 결국 머리를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정무적인 대응,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 김건희씨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슈가 커진 뒤에 대응하려면 그에 맞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 부담이 훨씬 크다. 이런 측면에서 윤 후보 측의 위기관리 대처법은 아직 미흡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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