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선대위를 완전 해산했다. 자연스럽게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는 결별했다. 김 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선대위 개편은 대통령 당선을 위해 하는 것인데, 쿠데타니 상왕이니 이딴 소리를 하고, 뜻이 안 맞으면 헤어지는 것이다. (내가 선대위에) 억지로 끌려간 사람인데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기자회견을 갖기 전 스스로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윤후보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하는 선택을 한 직접적인 도화선이 된 사건은 두 가지로 보인다. 우선 지난 3일 김 위원장이 “도저히 이렇게는 갈 수 없다”며 해체 수준의 선대위 개편 구상을 전격 발표한 일이다. 당시 증시 개장식에 참석하고 있던 윤 후보는 이 소식을 듣고 당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이 확실하게 추인하지 않은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른바 ‘후보 패싱’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다가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 위원장이 “후보가 우리(선대위)가 해주는 대로만 연기(演技)를 좀 해달라”고 말한 것이 기름을 부었다. “후보가 꼭두각시냐, 아바타냐”는 비판이 안팎에서 쏟아졌다. 후보 주변에서는 “이참에 김종인 나아가 이준석 대표까지 제치고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후보의 권위가 손상됐다고 느낀 윤 후보가 이를 계기로 김 위원장과의 관계 단절을 결심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윤 후보는 선대위를 없앤 뒤 대선 때까지 최소 규모의 선대본부만 남겨두는 실무형 선대위를 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선대위의 실·본부장급 현역 의원과 당직자들은 전국 각지로 내려가는 안이다. 선대본부장에는 권영세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핵심 기능만 중앙에 두고 조직, 직능 등은 분산해 조직 비대화를 막고 실질적인 활동을 하는 쪽으로 조직 구조를 바꾸는 방향이다. 이준석 대표는 선대본부 바깥에서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는 모양새다. 윤 후보는 결심을 굳힌 뒤 일부 인사들에게 직접 전화를 돌려 “나만 믿고 따라와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동 사무총장과 윤한홍 의원 등 윤 후보의 측근 의원들은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이른바 ‘윤핵관’ 논란을 사전에 방어하려는 성격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홀로서기’를 시도한 윤 후보의 선택이 성공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이번 선택으로 윤 후보는 ‘김종인’으로 상징되는 중도 세력과 ‘이준석’으로 상징되는 2030세력과 더 멀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야권에서는 ‘안철수’를 말하는 이들이 늘어나며 윤석열-안철수 단일화 여부가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은 변곡점을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