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이마트 성수점에서 장을 보며 밥상물가, 방역패스 문제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윤석열 후보 선대위 제공)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이마트 성수점에서 장을 보며 밥상물가, 방역패스 문제 점검을 하고 있다. (사진=윤석열 후보 선대위 제공)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대선정국에 때 아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등장했다. 정 부회장이 자신의 SNS에 올린 이른바 ‘멸공(滅共)’ 해시태그가 시발점이 됐다. 윤석열 나경원 최재형 등 야권 인사들이 잇따라 멸치와 콩을 등장시키며 호응하는 모양새다. 반면 조국 전 장관, 정청래 김태년 의원 등은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정 부회장을 고리로 여야가 ‘멸공’을 놓고 갑론을박 하는 흐름이다. 

정 부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멸공’ 해시태그를 단 것은 지난 5일이다. 숙취 해소제 사진과 함께 ‘끝까지 살아남을 테다.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남겼다. 1일 한차례 글을 올렸다가 삭제하자 항의 글을 올린 뒤 복구되자 남긴 글이다. 정 부회장은 팔로워가 75만명에 달하는 인플루언서이다. 6일에도 ‘멸공’ 해시태그를 올렸다가 삭제했다.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을 올리면서 “나의 멸공은 중국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다들 괜히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북한과 관련된 것일 뿐 중국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해명이었다. 

‘멸공’ 논란이 일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15일 정 부회장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해시태그를 남기면서다. 지인이 여는 피자 가게에 갔다가 빨간지갑과 빨간 피자를 들고 홍보하며 장난스럽게 해시태그를 이렇게 단 것이다. 그런데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이 “친중 흐름을 보이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것이다”라는 등의 비판적인 글을 달았다. 이후 정 부회장은 ‘콩콩’ 등을 언급하며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말이 왜 문제냐는 식의 대응을 계속했다. 그러다가 ‘멸공’까지 언급하기에 이른 것이다. 

조국 전 장관이 6일 “멸공을 언급하는 재벌이 있다.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리면서 정치권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7일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이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멸치와 콩을 사는 모습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이후 나경원 최재형 등 국민의힘 인사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고 이용호 의원은 “권력의 눈치를 봐야 하는 한국의 기업 풍토에서 소신을 가지고 자신의 의사표시를 하는 정 부회장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라고 했다. 반면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용진 부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인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시길 당부드린다”라고 비판했다.

SNS에 글을 올리는 것은 자유지만 위기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적인 논쟁에 재벌 부회장이 휘말리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도 더이상 확산시키지 말고 정치권도 철지난 멸공 논쟁 그만하고 미래 정책 논쟁에 눈길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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