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조현선 기자]인텔이 글로벌 파운드리 1위 기업인 대만 TSMC의 차세대 공정 양산에 대한 예비 계약을 체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텔과 TSMC 동맹이 성사될 경우 그 뒤를 쫓고 있는 삼성전자의 입지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IT 전문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과 TSMC 임원들이 최근 합작 투자사 설립을 위한 예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텔과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합작사의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TSMC는 20% 정도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만 현지 언론은 "TSMC는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부 매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TSMC가 인텔에 대한 투자금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만큼 이번 합작 투자사 설립 방식은 투입 자금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어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TSMC가 거액의 자금을 투입하는 대신 노하우를 전수하는 방안의 투자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합작이 성사될 경우 TSMC는 인텔에게 반도체 제조 방법을 전수하고 인력을 교육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사의 동맹체제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 중인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는 위기로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앞서 TSMC는 지난달 31일 열린 가오슝 난쯔 과학단지에서 22팹 2공장(P2) 완공식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2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TSMC의 2나노 기술에는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을 최초로 채택했다. 기존 공정보다 제조 속도는 15% 높이고, 전력 소비는 30% 낮췄다. 이미 2나노 공정에서 양산 수율(결함 없는 합격품의 비율)인 60%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인텔도 최근 차세대 공정인 18A(옹스트롬·100억분의1m)가 올해 하반기 양산될 예정이다. 차세대 공정에는 인텔의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 GAA인 '리본펫(RibbonFET)' 기술과 반도체 후면 전력 전달 기술(BSPDN)인 '파워비아'(PowerVia) 등 신기술이 총동원된다. 대규모 설비 투자로 인해 파운드리 사업에서 수조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인 만큼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6월 업계 최초로 3나노 공정에 GAA를 도입해 양산에 성공했으나, 수율 문제로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점유율은 지난 2022년 2분기 53.4%에서 2024년 4분기 67.1%로 증가했지만, 삼성전자는 16.4%에서 8.1%로 감소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차세대 공정 양산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침이다. 올 하반기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에서 추진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스(AP)인 차세대 엑시노스에 2나노 기술이 최초로 도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만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도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 행사에서 "3나노 및 2나노 공정 등 선단 노드 수율을 빨리 높여 수익성을 최단기간 확보하는 게 올해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