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티씨는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월 1만개 생산 규모의 반도체 유리기판 전용공장을 완공했다. 사진은 제이앤티씨 반도체 TGV 유리기판 신제품 설명회 현장. [사진=뉴시스]
제이앤티씨는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월 1만개 생산 규모의 반도체 유리기판 전용공장을 완공했다. 사진은 제이앤티씨 반도체 TGV 유리기판 신제품 설명회 현장. [사진=뉴시스]

[뉴시안= 이태영 기자]최근 삼성전자가 반도체 패키징에 글라스 인터포저 기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확인되면서 유리기판에 대한 관심이 주목된다.

인텔을 비롯해 삼성전기, SK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유리기판 상용화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AI 가속기 및 HPC 등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2028년 이후 유리기판 시장이 본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하나금융연구소가 내놓은 ‘월간 산업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의 유리기판 로드맵이 확인되면서 유리기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말, 삼성전자는 2028년부터 고성능 AI 반도체 패키징에 실리콘 인터포저 대신 글라스 인터포저를 활용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올해 삼성전기와 협력해 천안 패키징 센터에서 공정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2027년 글라스 인터포저를 적용한 양산을 시작으로 2028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유리기판은 인터포저 또는 메인기판을 유리로 대체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기존 실리콘, 유기 소재보다 표면 평탄도가 뛰어나고 미세 패터닝이 가능해 차세대 패키징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그래픽=하나금융연구소]
[그래픽=하나금융연구소]

보고서는 “최종 지향점은 글라스 코어 기판이나 삼성전자의 경우, 우선적으로 글라스 인터포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며 “열 변형, 휨(Warpage) 현상에 강하고 신호 손실을 적어 데이터 처리 속도 및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어 AI 반도체의 고질적 문제인 발열, 전력 소모 해결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국내외 주요 기업들도 유리기판 상용화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선도주자인 인텔은 2023년 애리조나 공장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유리기판 R&D 라인을 구축했으며 2030년까지 차세대 데이터센터 및 AI용 패키지에 유리기판을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LPFK(獨), 켐트로닉스(韓) 등과 기술 협약을 체결하며 유리기판 제조를 위한 장비를 공동 개발 중에 있다. 올해 시제품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SKC는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美)와 합작해 자회사 앱솔릭스를 설립하고 美 CHIPS Act 보조금을 받아 조지아주에 세계 최초의 유리기판 양산 공장을 준공했다. 현재 AMD, 아마존 등과 퀄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2027년에 대량 생산 전환 예정이다.

[그래픽=하나금융연구소]
[그래픽=하나금융연구소]

제이앤티씨는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월 1만개 생산 규모의 반도체 유리기판 전용공장을 완공했다. 이를 토대로 올 연말에는 TGV(Through Glass Via·유리관통전극) 유리기판 분야에서만 200억원 매출이 에상된다. 하반기 베트남 공장 등 대규모 양산체제를 구축해 3년 내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고서는 “유리기판 시장은 고성능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라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AMD, 브로드컴,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들도 생산 비용 절감, 성능 향상 등을 위해 유리기판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어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TBRC에 따르면, 글로벌 유리기판 시장은 연간 6.6%씩 성장해 2029년 약 108억5000만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글라스 인터포저 기술이 우선 도입될 예정이며, 향후 글라스 코어 기판 기술 발전에 따라 AI, 고성능컴퓨터(HPC), 통신용 반도체 등에 채택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유리 특성상 깨짐 등 파손 가능성이 크고 제작이 어려워 생산 수율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기 때문에 최소 2~3년은 인프라 및 공정 안정화의 과도적 시기로 판단했다.

서유나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반도체의 고집적 및 고성능을 구현할 패키징 소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며 “공정 경쟁력 확보 여하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향후 수익성에 직격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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