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조현선 기자]글로벌 IT 기업이 제품 사후 서비스를 위해 공들이고 있다. 오프라인 AS 센터를 확대하고, 오프라인 판매점에서 A/S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사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품질 외에도 '외산' 가전업체의 약점으로 꼽히는 AS 서비스를 개선하면서 국내 가전 업체와의 경쟁을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샤오미의 한국법인 샤오미코리아는 지난달 서울 여의도에 첫 공식 오프라인 매장 '샤오미 스토어 서울 IFC몰 여의도점'을 열었다.
이에 앞서 열린 프리오픈 행사에서 샤오미는 매장 내 A/S 서비스 센터 운영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여의도점을 시작으로 향후 개점할 수도권 매장 2곳에서 판매 뿐만 아니라 A/S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대형 가전까지 수리할 수 있는 독자적인 A/S 센터인 ‘익스클루시브 서비스 센터’ 오픈도 앞두고 있다고도 함께 밝혔다.
영국 다이슨도 국내 오프라인 매장과 A/S 센터를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현재 다이슨코리아는 프리미엄 서비스 센터 10곳, 전문 서비스 센터는 8곳을 포함해 국내에 총 50여곳의 서비스센터를 두고 있다. 이 중 프리미엄 서비스 센터의 경우 전문·일반 센터보다 많은 엔지니어가 상주, 전문적 점검과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지난해 8월 서울 신사동에 처음 문을 연 데 이어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전국 총 10곳까지 확대됐다.
로봇청소기로 국내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가전업체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로보락은 국내 23곳, 드리미는 전국 27곳, 에코벡스는 총 63곳의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소비자 자택에 직접 방문해 제품을 수거하고, 수리 및 재배송까지 진행하는 맞춤형 A/S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글로벌 IT 기업이 국내 A/S 서비스에 공들이는 이유는 하나다. 그간 '외산' IT 기업의 약점으로 꼽히던 A/S 문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전국 어디에나 서비스센터를 두고 있는 삼성·LG와 달리 본사를 거쳐야 하는 글로벌 기업 특성상 부품 배송 등에 긴 시간이 소요되면서 상대적으로 A/S 서비스를 받기 어렵다는 불만을 받아왔다.
그러나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이들 제조사들이 신제품 출시와 함께 서비스센터 확장, 보증기간 확대 등을 약속했지만 자체 서비스 센터를 운영하지 않는 점은 여전히 약점으로 꼽힌다. 로보락은 전국 하이마트를 통해 A/S를 접수받고 있으며, 에코벡스도 SK네트웍스를 통해 A/S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위탁 서비스 이용 시 본사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 등에 대한 불만은 커질 수 밖에 없어서다. 실제로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구매자들이 자신의 A/S 서비스 경험을 공유하며 타인에게 특정 브랜드 제품 구입을 말리는 모습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프리미엄 제품군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기업의 적극적인 A/S 정책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소비자들은 프리미엄급 제품 구매 시에도 '메이드인코리아'를 고집하지 않는다"며 "글로벌 기업들이 금액에 맞는 A/S 정책을 제공한다면 기꺼이 구매할 소비자들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