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907년 공황을 구해낸 JP모건 1세. (사진=위키백과)

[뉴시안=송범선 기자] 1907년 경제 공황에 휘말린 미국과 월스트리트의 모든 눈길이 당대 최고의 금융인 JP모건에게로 쏠렸다.

미국의 금융공황을 막아줄 중앙은행이 없던 시절이라, 사람들은 모건이 미국의 중앙은행이 되어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뉴욕 증권거래소 임원들은 “긴급자금이 수혈되지 않으면 1873년때처럼 거래소가 문을 닫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모건은 “절대 증권거래를 중단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금융기관의 부도가 도미노처럼 확산되자 JP모건은 빠르게 투자신탁 사장과 은행장들을 모두 불렀다. 이들을 모건의 본사가 있던 월스트리트 23번지로 소집한 것이다.

곧 이어 모건은 주요 메이저급 은행들로부터 ‘무조건 협조하겠다’라는 약속을 받았다.

월스트리트 주요 은행가들을 자신의 사무실로 소집해 단 5분 만에 2,700만 달러를 조성해 증권브로커들이 파도를 타고 넘도록 지원했다.

또 당대 최고의 부자 석유왕 록펠러도 1천만 달러를 구제금융의 밑천으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공매도 세력은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빨간색 박스'에 쌓인 물량과 같은 매도잔량을 내놓는다. (사진=하나금융투자)

한편, 프로 투기꾼 ‘제시 리버모어’는 1907년 10월24일 정오 무렵, 주식시장이 대폭락을 시작하자 지속적인 공매도로 단 며칠 만에 1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는 지금의 물가수준을 반영해서 환산하면 3000만 달러에 달한다. 또 당시 미국의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훨씬 큰 금액으로 여겨진다.

이같은 제시 리버모어의 거친 공매도의 심각성이 대두되자, JP모건은 제시 리버모어에게 공매도를 자제해 달라고 부탁한다. 시장에 파급력은 있었지만, 제시 리버모어는 거대한 회사를 설립한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개인 투자자였다.

그와 반대로 당대 최고의 지위를 가진 모건의 부탁에 우쭐한 제시 리버모어는 이때를 ‘내 생에 최고의 날’로 회고했다.

이밖에 JP모건은 곧 바로 본인이 보유하고 있던 재산의 많은 현금을 대량으로 풀었다.

모건은 투자신탁사와 영세은행에 대출을 해줬다. 또 뉴욕시가 발행한 채권을 매입했다. 또 다른 투신사와 함께 공동출자해서 구제기금을 마련하는 노력을 했다.

아무도 선뜻 돈을 내놓으려고 하지 않던 상황에서 대단한 용기였다.

1907년 공황에서 JP모건은 스스로 몸을 던져 미국의 위기를 구한 것이다.

이처럼 JP모건은 사리사욕보다는 도덕심을 더 중요시 여겼다.

당시 의회의 청문회에서 품성이 금융인으로서 가장 중요하다는 모건의 말에 한 의원이 “품성이 돈이나 재산보다 우선한다는 겁니까?”라고 질문했다.

이에 모건은 “돈으로 사람의 명예나 신뢰를 살수 없고, 믿을 수 없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그가 ‘천국’이 발행한 채권을 담보로 내놓더라도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러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JP모건은 자신의 재산을 투자해 무너져가는 시장을 일으켜 세운다.

사실 국가 부도 사태로 들어서면 JP 모건은 투자한 돈을 모두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는 위험한 승부수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은행에서 예금자들의 인출이 끝나면서 사태가 마무리되었다.

증시도 반등하여 회복되기 시작하고 상승곡선을 타게 된다.

JP 모건이 당시의 중앙은행이라 할 만한 상황이었다. 한 사람이 중앙은행으로 활약하며 시장을 받친 위대한 사건이었다.

1907년 공황에서 JP모건은 막대한 돈을 풀어, 스스로 몸을 던져 미국의 위기를 구한다. (사진=픽사베이)

JP모건은 1913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사망하였고 막대한 재산을 남겼다. 세상을 떠나면서 모건이 소유하던 막대한 양의 미술품들은 모두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증여 '기증'했다. 사회를 위해 공헌한 그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감탄했다.

JP모건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정신은 그 아들과 회사가 이어갔다. JP모건의 아들 JP모건 2세는 1차세계 대전 때 영국과 프랑스 정부를 지원하며 독일의 전 세계 정복을 막았다는 평을 받는다.

JP모건 회사도 금융회사로서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뱅크오브아메리카 등과 함께 크게 성장한다. JP모건 회사는 첫 창시자인 JP모건 1세만큼의 도덕성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JP모건 회사는 가상화폐 시장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도 비트코인 선물을 판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JP모건이 금융시장에서 보여줬던 훌륭한 업적을 100년이 넘는 지금까지 기리고 있다는 점에서 JP모건 금융회사는 그 의의가 있다.

쓰러지는 미국시장을 혼자 힘으로 살려낸 JP모건의 영웅적인 행동은, 현재까지도 많은 경제인들의 존경을 받으며, 본받아야 할 도덕적이고 양심적인 금융인의 표본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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