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윤석열 前 검찰총장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 합당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을까.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당의 시간 계획표를 확인하고, 16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뜻이 확인되면 그 뜻에 따라서 (합당 문제를 결정)할 것”이라며 큰 장애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민의당은 합당과 관련한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결심만 하면 빠르게 합당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연 그렇게 될까. 야권통합과 관련해서는 몇 가지 관전 포인트가 있다.

우선 4.7 선거 직후 야권통합을 빨리 추진하는 것이 야권에 유리한가 하는 점이다. 전망이 엇갈린다. 한쪽은 “어차피 통합하겠다고 한 만큼 빨리 통합해 통합 전당대회를 치러 지도체제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통합우선론’이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의힘의 변화와 쇄신 작업에 매진해 국민 신뢰를 얻는 것이 우선이다. 통합은 그 이후에 진행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자강우선론’이다. 통합과 자강은 분리된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말도 나오지만 분명 결이 다른 것임은 분명하다. 통합도 어떤 통합인가가 중요하다. 단순히 “우리 합치자”는 것으로는 국민으로부터 박수받기 힘들다. 통합 과정 자체가 비전을 만들어가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여정이어야 하는데 현재 펼쳐지는 흐름은 이와 거리가 있어 보인다.

둘째, ‘당 대 당 통합’이냐, ‘흡수통합’이냐를 둘러싸고 양당의 생각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힘 중심의 ‘흡수통합’을 원한다. 반면 국민의당은 ‘당 대 당 통합’을 주장한다. 현재 의석수대로라면 국민의힘은 101석, 국민의당은 3석이다. 그러나 정치적인 통합에서 꼭 의석수에 기반해 통합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 때로는 과감한 양보가 화학적 통합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과정을 주도적으로 능란하게 이끌어갈 리더십이 국민의힘에 존재하는가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왜 합치는가, 합치는 과정이 감동 있게 진행되는가, 합친 이후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줄 수 있는가 등 통합 과정 전반에서 리더십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세 번째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금태섭 전 의원 등의 존재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통합한다고 해도 윤 전 총장과 금 전 의원 등이 장외에서 세력을 규합하는 쪽으로 간다면 통합 효과는 반감될 것이다. 과정이 지금처럼 단순히 통합하는 쪽으로 진행된다면 더욱 그러하다. 현재로서 가능성이 크지는 않으나 야권 분열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기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통합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1차 통합’에 불과하다. 윤 전 총장과 금 전 의원 등이 같이하는 통합이 이루어질 때가 통합의 정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윤 전 총장은 어떤 입장을 보일까. 당분간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공부하는 시간, 예열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링에 올라가기 전에는 먼저 몸을 만들어야 한다. 윤 전 총장에게는 지금이 그렇다. 그러나 제한된 시간이 있으니 마냥 몸만 풀고 있을 수는 없다. 국민의힘의 대선후보 선출 일정이 시작될 때쯤 공개적으로 입장을 분명히 할 가능성이 크다. 계속 장외 ‘3세력’으로 머물면서 대선 도전을 도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여야의 새 지도체제가 꾸려지고 대선후보 경선 일정이 구체화하는 7월을 전후한 시기가 될 것이다. 경우에 따라 시기가 좀 더 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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