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지난 9월29일 검찰 압수수색 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최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부실장과 통화한 사실이 밝혀졌다. 당시 검찰 압수수색팀이 들이닥치자 유 전 전 본부장은 오프스텔 문을 잠그고 진입을 저지하며 누군가와 통화를 했었다. 이후 유 전 본부장은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졌다. 그가 누구와 통화했고 왜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졌는지 의혹이 제기된 상태였다. 이 휴대전화를 경찰이 확보해 포렌식을 하는 과정에서 정 부실장과의 통화 사실이 공개된 것으로 보인다. 

정 부실장은 이재명 후보가 성남에서 변호사 생활을 할 때부터 함께 한 측근 중의 측근이다. 성남시장 비서관, 경기도 정책실장, 이재명 캠프 비서실 부실장 등을 지냈고 현재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이다. 이 자리는 과거 문재인 후보 시절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맡았던 자리다. 정 부실장은 황문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과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 기획본부장 간 녹취록에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2015년 2월 녹음된 녹취록에서 그는 유동규 전 본부장과 함께 유 전 사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인물로 등장한다. 

검찰 압수수색 당시 유 전 본부장이 통화한 인물이 정 부실장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재명-유동규 관계가 다시 주목되고 있다. 정 부실장은 입장문을 내고 “당시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상황에서 평소 알고 있던 유 전 본부장의 모습과 너무나 달라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통화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잘못이 있다면 감추지 말 것과 충실히 수사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정 부실장의 주장이기에 검증이 필요하다. 그가 먼저 전화를 한 것이 맞는지, 통화 시간이 5분이 맞는지, 무슨 내용으로 통화를 했는지 등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공교롭게도 검찰 압수수색팀이 들이닥친 그 시각에 통화가 이루어졌다는 것도 예사롭지는 않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분명히 상황에 대해 지시를 했을 것이다. 법적으로 어떻게 대처하고, 증거는 어떻게 없애고, 이런 얘기들이 오가지 않았을까 싶다. 그(압수수색) 직후에 벌어진 상황이 뭐였나. (유 전 본부장이) 창문 열고 휴대폰을 버리는 것이었다. 대충 그들의 통화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을지는 상식선에서 짐작할 수 있다. 국민들은 어떤 얘기가 오갔을지 다 짐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정당국은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 수사 과정에서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제보자인 조성은씨 간 통화 내용을 복원한 적이 있다. 지난해 4월 이루어진 통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지난 9월 이루어진 통화 내용도 충분히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진상-유동규 통화 내용이 복원되면 정 부실장 주장의 진위 여부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정진상-유동규 통화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실체를 밝히는 것과 관련해 중요한 단면이 될 수 있다. 정 부실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하는 등 그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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