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사진=송서영 기자]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사진=송서영 기자] 

[뉴시안= 송서영 기자]일단 서울에 집만 사두면 다 집값이 오르던 때가 있었다. 2000년도에 강남권만 해도 그렇고 2010년대 초반에는 강남권뿐 아니라 마포·성동·영등포 등 도심을 비롯한 준도심권까지 동시 오름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2020년도에 접어든 지금 양극화 추세로 흘러가고 있다. 될 곳만 오르고, 그렇지 않은 곳은 결국 오르지 않는다. 재건축도 마찬가지다. 

게다가 인구 절감 속도가 빨라지며 부동산 값이 앞으로도 더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이어진다. 그렇다면 부동산 투자 시대는 끝난 것일까?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더 디테일한 시각으로 본다면 충분한 투자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부동산 투자 시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총망라한 그의 저서 ‘시장을 이기는 부동산 투자원칙’에서 “10년 후에도 가치가 있는 부동산 투자를 염두해 두고 있다면, 어느 지역의 집 값이 무너지는지, 그리고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살아남는 지역이 어딘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먼저 내집 마련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는 “가능하면 신축 아파트로 가야 한다”며 “비(非)아파트와 구축 아파트는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한다. 

공사비 상승, 안전 규제 강화, 인허가 지연 등으로 재건축 공급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분담금 10억 원 시대가 현실화되면 강남권 외 지역은 재건축 사업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즉, 집은 낡아가지만 재건축은 되지 않고 신축에 몰리는 수요에 집 값도 원하는 만큼 오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재건축은 어떨까. 그는 재건축·재개발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을 ‘분담금 대비 기대 수익’으로 제시했다. 그는 “최소 분담금이 5억 원을 넘어서는 시대에서, 사업 완료 후 예상 시세가 매입가와 분담금을 합한 금액을 초과해야만 투자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김 소장은 재건축·재개발 시장도 양극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사업성이 있는 지역은 신축 아파트와 맞먹는 가격을 형성하며 오르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사업이 지연되거나 분담금 부담으로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싸고 좋은 재건축·재개발은 없다”며, 가격이 낮은 곳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고 경고했다. 사업성, 입지, 상징성이 없는 지역은 결국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는 의미다. 

반포·압구정·여의도·목동 등 대표적으로 유명한 재건축 단지는 사업성이 높거나 상징성과 희소성이 확실해 분담금이 10억 원을 넘어도 수요가 몰리지만, 사업성이나 입지가 떨어지는 지역은 장밋빛 전망만 믿고 접근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입지 판단에 앞선 투자 원칙은 ‘나만 좋아하는 집이 아닌 남들도 좋아하는 집’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사람의 취향은 각기 다르기에 교집합이 가장 높은 곳은 주택을 찾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그는 말한다. 아래는 김제경 소장의 일문일답.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사진=송서영 기자]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사진=송서영 기자] 

# 재개발·재건축 투자에서 ‘될 곳’과 ‘안 될 곳’을 가르는 핵심 요소는 무엇인가?

▲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분담금을 더했을 때 남는 가치가 있는지 여부다.

요즘은 평균 분담금이 5억 원을 넘어섰고, 일부 지역은 8억 원까지 치솟았다. 과거에는 환급까지 받았던 1세대 재건축과 달리, 지금은 환급 개념이 거의 없고 분담금 부담이 커졌다.

예를 들어, 분당의 30평대 아파트가 15억 원일 때 분담금 5억 원을 더하면 총 20억 원이 된다. 이 금액이 신축 아파트의 시세와 비슷하거나 더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면 투자 가치가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들어갈 이유가 없다.

# 청년·신혼부부·다자녀 가정이 ‘내 집 마련’을 위해 밟아야 할 경로는?

▲ 내 집 마련은 기준에 따라서 어려울 수도, 그렇게 어렵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집 값이 비싸다고들 하는데, 모든 집값이 비싼 것은 아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3억 원을 돌파했지만, 빌라 평균가는 3억 원대에 불과한 것처럼 말이다. 

결국 집값이 비싸기 보다는 모두가 선호하는 집이 비싸다고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내 집 마련이 먼 꿈 같이 느껴지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파트를 원하는 사회초년생이라면 전세로 시작해 맞벌이하며 단계적으로 아파트로 옮겨가는 방식이 현실적일 수 있다. 

서울의 신축 아파트는 전체의 2% 미만이므로, 상위 2% 자산이 아닌 이상 처음부터 그 기준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청약도 꾸준히 도전해야 하며 특공이나 추첨 물량을 노릴 필요가 있다. 

어느 지역을 가야할지 어렵다면 입지를 구분해 놓은 급지 내에서 지역별 차이는 크지 않지만, 개발 호재가 많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 분담금은 왜 계속 늘어나며 이 가운데 재건축 투자 전 반드시 확인할 체크 포인트는?

▲싸고 좋은 매물은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저렴한 이유에는 반드시 리스크가 있으며, 사업성이 있는 재건축은 이미 구축 시세가 신축에 가까운 수준이다. 

예를 들어, 사업성이 좋은 목동 7단지는 재건축 전에도 27억~30억 원대이고, 한남하이츠 30평대도 28억 원에 거래된다. 이미 사업성이 높은 재건축 단지는 시세가 반영되어 있다. 따라서 깊이 있는 공부 없이 단순히 ‘저평가 매물’이라고 판단하고 접근하는 방식은 위험하다. 그 가격인데에는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분담금이 계속 늘어나는 이유는 공사비 급등이다. 고급 신축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고 포스코이앤씨 사태처럼 안전사고와 품질 문제로 시공 전 과정의 안전 관리와 품질 검증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이 역시 비용 증가로 이어져 결국 조합원이 부담하게 된다. 

왼쪽부터 전규열 뉴시안 대표이사와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사진=송서영 기자] 
왼쪽부터 전규열 뉴시안 대표이사와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사진=송서영 기자] 

# ‘입지보다 시점이 7할’이라는 원칙에서, 2025년 투자 타이밍 신호는?

▲서울 아파트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오늘’이 가장 좋은 날이라고 해도 될 만큼 빨리 구하는 게 좋다. 서울의 아파트 공급은 앞으로 더 줄어들고, 2026부터 공급량이 반토막 나 전월세부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인구감소가 우려되는 지방의 중소도시를 노린다면 집 값이 급격하게 오를 일이 없으므로 급하게 투자할 필요가 없고, 매수 시점을 천천히 잡아도 된다.

# 미래에도 가치를 유지·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아파트는?

▲ 미래에도 가치가 유지·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아파트의 조건은 △강남 3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 한강변 라인처럼 누구나 아는 핵심 지역 △대기업, 업무지구와의 근접성이 높은 곳 △대형 병원, 교육, 교통망 등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으로 요약할 수 있다. 

# 향후 5~10년간 피해야 할 부동산 유형은?

▲ 비(非)아파트는 가능하면 피하고, 아파트 중에서도 신축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 재건축 규제가 강화되고 공사비가 크게 오르는 상황에서 구축 아파트는 향후 유지·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주거 환경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공사비는 평당 1,000만 원 시대가 머지않았으며, 향후 분담금 10억 시대가 찾아오면 강남 등 서울 핵심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은 사업성이 나오지 않아 재건축 추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대담 = 전규열 대표이사 겸 편집인(경영학 박사)

정리ㆍ사진 = 송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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