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뉴시안= 이태영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을 만나 최근 한미 간 무역·관세 협상 타결과 관련해 “대미 투자가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이 있다”며 “비슷한 조건이라면 가급적 국내 투자에 더 마음을 써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균형 발전 문제가 심각해진 만큼 국내 투자 분산에도 더욱 관심을 가져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협상 과정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며 “기업인 여러분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감사의 뜻도 전했다.

이어 “변화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될 수 있다”며 “대미 금융투자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정부와 협의하면 기업들이 더 안전하게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과 안보 협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 자료)'를 14일 발표했다. 한미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 관련 문구를 기존 합의대로 팩트시트에 담았다. [그래픽=뉴시스]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과 안보 협의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 자료)'를 14일 발표했다. 한미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보 관련 문구를 기존 합의대로 팩트시트에 담았다. [그래픽=뉴시스]

# “규제 지적해주면 신속 정리…정부 역할은 기업활동 장애 없애는 것”

이 대통령은 기업 활동 환경 개선 의지도 거듭 밝혔다.

그는 “정부는 기업 활동에 장애가 최소화되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세제 혜택보다 규제 개선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은 만큼, 완화·해제·철폐할 규제를 구체적으로 지적해주면 신속히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R&D·재정투자뿐 아니라 후순위 채권 인수 등 위험 부담을 정부가 감수하는 새로운 방식도 도입할 수 있다”며 “모험적 투자를 촉진할 정책 도구들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다.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여승주 한화그룹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 재계 “국내 투자·고용 확대”…핵심 산업별 전략 제시

총수들은 이번 협상이 기업 불확실성을 낮추고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국내 투자 축소 우려는 없을 것”이라며 향후 5년간 매년 6만 명 채용 계획을 재확인했다.

SK는 용인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최대 600조원 규모 반도체 투자를 예고했고, 현대차그룹은 2026~2030년 국내에 총 12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LG는 향후 5년간 100조원 투자 중 60%를 소재·부품·장비 역량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HD현대와 한화는 각각 15조원, 11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를 추진하는 동시에 미국 조선시장 협력 확대에도 나선다.

셀트리온은 미국 2조원, 국내 4조원 투자를 병행하며 글로벌 임상 데이터 공유, 원격의료 플랫폼 구축 등 신사업 전략도 제시했다.

# 총수들 “국내 투자 축소 없도록 할 것…정부와 협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한미 협상 타결을 바탕으로 후속 작업에도 차질이 없도록 정부와 적극 협조하겠다”며 “국내 투자 확대, 청년 일자리 창출, 중소·벤처기업 상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교역 환경 불확실성이 크게 해소됐다”며 “국내 기업들이 실질적 성장의 과실을 낼 수 있도록 SK도 국내 투자와 고용을 적극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합의가 실질적 결실로 이어지려면 후속 절차가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며 “AR 로봇 기반 플랜트 등 신사업에서 세계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여승주 한화 부회장은 “핵추진 잠수함 도입 확정으로 국격과 아태지역 안보가 강화될 것”이라며 “MASGA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조선업을 두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데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미국 조선 산업 재건은 복합적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과제”라며 “미국 내 조선소·기자재 업체·대학들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해 지속 가능한 사업 기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