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송서영 기자]5대 금융권의 올해 한국ESG기준원(KCGS) ESG 성적표가 공개됐다. KB·신한·하나금융이 ‘통합 A+’를 받으며 최상위권을 형성했고, 농협금융도 지배구조 부문에서 A등급을 유지하며 안정적 평가를 이어갔다. 반면 우리금융은 지배구조(G) 부문이 일부 조정됐으나 통합 등급 A를 유지했다.
특히 ESG 성적표를 좌우한 핵심 요인은 ‘내부통제’로 나타났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반복된 내부통제 부실은 금융권 전반의 지배구조(G) 평가를 떨어뜨리는 주요 리스크로 재확인됐다. 금융권이 ESG 등급을 유지·개선하기 위해서는 내부통제 체계 고도화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KB·신한·하나, 상위권 주도…KB는 전 부문 A+ ‘올클리어’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환경·사회·지배구조 전 부문과 통합 등급에서 국내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A+를 받았다.
KB금융은 이번 평가에서 ‘포용적 금융 실천’, ‘친환경 금융’, ‘인적자본 관리’,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 등 주요 항목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신한금융은 11년 연속 통합 A+를 기록하며 국내 최장수 ESG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신한금융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국내 금융사 최초로 전환금융 정책을 수립하고,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기반 여신 시스템 고도화 등 탄소 감축을 위한 실질적인 실행에 앞장서고 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보다 한 단계 상승한 A+로 상위권에 합류했다. 특히, △환경경영 거버넌스 구축과 관리·감독 △이사회 독립성 강화 △투명한 정보 공시·주주 권익보호 △그룹 소비자리스크관리 정책 수립·소비자보호 활동 점검 등을 통해 건전하고 투명한 거버넌스 확립을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또한 △기후변화 위험 관리·탄소중립 중장기 전략 구축 △지역사회와의 상생 △개인정보보호 강화 등의 항목에서도 모범적으로 ESG 활동을 실천해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NH농협은행은 5년 연속 지배구조 부문 A등급을 유지했다. 한국ESG기준원은 비상장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지배구조 부문만을 평가하여 발표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ESG 중대성을 토대로 ESG성과와 전략을 보고하고 있으며, 이사회에서 검토한 내용을 ESG전략에 반영하고 있다.
또한, 지배구조·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통해 이사회 구성의 독립성·전문성, 감사위원회의 독립적인 역할, 기후리스크를 포함한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체계, 윤리경영을 포함한 내부통제, 임직원 보수체계 등의 전반적인 이사회 운영현황 등을 상세하고 투명하게 공시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이 5년 연속 A등급 성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 은행·금투업이 가장 취약…평가를 흔든 내부통제 리스크
KCGS는 최근 3년간 중대 규제·준법 리스크가 가장 빈번히 발생한 업종으로 은행과 금융투자업을 지목했다.
횡령·사모펀드 부실 판매 같은 대형 스캔들이 내부통제 부실을 드러냈고, 이는 곧바로 ESG 지배구조 평가를 떨어뜨리는 핵심 요인이 됐다. ESG가 더욱 정교해지는 가운데 지배구조(G) 영역의 중요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KCGS 분석에 따르면 금융사가 중대 규제·준법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내부통제를 강화할 경우, 2025년 기준 약 7.57점의 잠재적 ESG 평가 점수 상향 여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내부통제 역량 자체가 ESG 성적을 결정짓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업권 전반에 걸친 내부통제 고도화가 단순 준법을 넘어 기업가치 제고 전략으로 직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