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시장점유율 상위 7개 치킨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후라이드와 인기 순살 메뉴의 제품 중량 및 표시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신선경 기자]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시장점유율 상위 7개 치킨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후라이드와 인기 순살 메뉴의 제품 중량 및 표시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신선경 기자]

[뉴시안= 신선경 기자]국내 외식 시장에서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제품의 중량 편차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비대면 주문이 보편화된 상황에서도 상당수 브랜드가 제품 중량을 표시하지 않아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가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최근 시장점유율 상위 7개 치킨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후라이드와 인기 순살 메뉴의 제품 중량 및 표시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10월 23~31일과 11월 11~12일에 걸쳐 진행됐으며, 동일 매장에서 같은 메뉴를 두 차례 배달·포장 방식으로 구매해 중량을 비교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 후라이드 평균 780.9g… 브랜드 간 최대 1.2배 차이

조사 결과 후라이드 치킨 1마리의 평균 중량은 780.9g으로 나타났다. 브랜드별로는 교촌치킨이 평균 684.5g으로 가장 적었고, BHC는 852.5g으로 가장 많아 양 브랜드 간 약 168g(1.2배)의 차이를 보였다.

순살 제품도 편차가 컸다. 네네치킨 ‘오리엔탈파닭 순살’은 1102.9g으로 가장 무거웠던 반면, BHC ‘뿌링클 순살’은 527.4g으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같은 매장에서 동일 메뉴를 두 번 구매했음에도 중량 차이가 큰 사례도 확인됐다.

후라이드 제품의 경우 평균 편차는 55.4g이었으며, BHC 제품은 183.6g(19.4%)까지 차이가 났다.

순살 제품에서는 BBQ ‘황금올리브 양념 순살’이 두 차례 구매 시 243.8g(30.6%) 차이를 기록해 가장 편차가 컸다.

협의회는 “특히 순살 메뉴는 중량을 기준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200g이 넘는 차이가 발생한 것은 단순 조리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 7개 브랜드 중 5곳, 중량 표시 없어

조사 결과 교촌치킨과 BHC를 제외한 5개 브랜드는 배달앱(배달의민족·쿠팡이츠)과 자사 홈페이지 어디에서도 제품 중량을 전혀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배달앱 ‘땡겨요’ 또한 BHC 일부 메뉴만 중량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정보 제공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협의회는 “원산지·영양성분·알레르기 정보는 대부분 표시하고 있었지만, 소비자가 가격과 품질을 판단하는 데 핵심인 ‘중량’은 공개하지 않는 곳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일부 브랜드가 표시하는 중량 역시 ‘조리 전 중량’으로, 실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조리 후 중량과는 큰 차이가 발생해 정확한 정보 제공이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비대면 주문이 증가한 상황에서 소비자가 제품 정보를 온전히 확인하기 어려운 구조는 정보 비대칭을 심화시키고 소비자 선택권을 제약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협의회는 “치킨은 K-푸드 열풍의 중심에 있는 글로벌 소비트렌드 상품인 만큼 가격·중량 등 기본 정보 제공은 필수”라며 “정부가 논의 중인 치킨 중량 표시 의무화 제도가 조속히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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