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송서영 기자]AI가 급부상하며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지, 아니면 과열된 기대 속 ‘버블론’으로 끝날지가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주만 해도 엔비디아의 호실적 발표에 투자심리가 단숨에 달아올랐지만, 불과 반나절 만에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며 냉기류가 퍼졌다.
기술 투자와 데이터센터 중심의 인프라 투자가 급증했음에도, 정작 AI의 GDP 성장 기여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 기술투자 ‘18% 증가’의 착시…실제 성장 기여도는 더 낮았다
지난 4월 상호관세 충격이 있었음에도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오히려 상향 조정됐다. 이는 AI 기술 투자 확대와 관련 설비 수요 증가가 성장 전망을 일정 부분 떠받친 영향으로 해석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GDP는 반기 연율 기준 1.57% 증가했으며, AI 관련 기술 투자·인프라 투자·순수출을 모두 합산한 성장 기여도는 총 0.34%p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기술 투자도 18% 이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2024~2025년 동안 급등과 급락을 반복한 소프트웨어 가격 지수를 완만하게 평탄화해 조정해 봤을 때, 올해 상반기 기술투자의 성장 기여도는 약 0.3%p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 AI 투자 확대에도 순수출 기여도 –1.27%p...해외 의존 높은 탓
AI 장비와 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은 현실은 오히려 성장에 역풍을 불러왔다. AI 관련 장비 수입 증가율은 61.08%로, 수출 증가율(36.56%)을 크게 앞질렀다. 이로 인해 순수출 기여도는 –1.27%p를 기록했다.
즉, 미국이 AI 산업의 중심지로 평가받지만 실제 산업 구조는 해외 생산 후 미국 반입 비중이 커 국내 GDP에 반영되는 부가가치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다만 AI 기업이 해외에서 생산한 품목을 미국으로 반입할 때 미국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를 포함하면 올해 상반기 순수출 기여도는 0.1~0.2%p 높아지고, 전체 명목 GDP에도 최소 0.1%p가량의 기여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 ‘AI가 성장 견인’ 공식 흔들…앞으로는 생산성이 관건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AI 관련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주요 장비와 부품의 해외 의존도가 높아 미국 내에서 창출되는 부가가치는 제한적”이라며 “특히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구축 초기에 나타나는 일시적 투자 급증까지 고려하면, 현재 집계되는 성장 기여도는 실제보다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 역시 “최근 GDP 흐름을 판단할 때는 AI 설비투자만 볼 것이 아니라, AI 관련 주가 상승이 만들어낸 자산 효과가 소비를 얼마나 떠받치고 있는지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AI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정점을 통과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성장은 AI 서비스 확산이 생산성을 어느 정도 끌어올려 투자 둔화를 보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하이퍼스케일러의 설비투자(CapEx) 증가율은 2024년 62%에서 2025년 59%로 낮아진 데 이어, 2026년 19%, 2027년 9%까지 급격히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