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54조원 규모의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사진=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54조원 규모 관세 부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사진=뉴시스)

[뉴시안=김지형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최소 500억달러(약 54조원) 규모 중국산 수입품에 최대 25%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가운데 중국 정부도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등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대적인 관세를 부과하는 ‘중국의 경제침략을 표적으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향후 대중 무역적자를 축소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대내외 표명했다.

현재, 미 무역대표부(USTR)는 1,300여개에 달하는 관세대상 품목 후보군을 선정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행정명령에 서명함에 따라 USTR은 앞으로 보름 안에 품목 목록을 작성해 게시하게 되며, 최종 관세부과 품목은 그로부터 한 달간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결정된다.

또한 트럼프 정부는 미 재무부에 60일 안에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제한안에 대한 초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외국산 수입제품이 미국의 안보와 산업에 직접적 위협을 초래할 경우 무역제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무역확장법 제 232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트럼프는 전날 서명식에서 “일부에서는 연 3,750억달러라고도 하지만, 우리는 지금 5,040억달러의 대중 무역적자를 보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의 연간 총무역적자 8,000억달러의 절반을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조치로 5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지만, 이는 600억달러(64조원)에 달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미국이 천문학적인 관세부과안을 발표하자 중국 정부도 즉각 보복조치로 대응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3일 발표된 중국 성명을 인용, 중국 정부가 30억달러(3조 2,4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철강ㆍ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이날 전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미국산 돼지고기에 25%, 철강 파이프ㆍ과일ㆍ와인에 15% 관세를 각각 부과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세계무역기구(WHO)의 틀 안에서 법적인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이 맞불을 놓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주요 증시는 그 후폭풍에 대한 우려로 일제히 급락했다. 세계 주요국 사이에서 보호무역 장벽이 더욱 공고해지면서 글로벌 경기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는 비관이 확산됐다.

이날 오후 2시39분 현재 한국거래소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3.54포인트(2.95%) 급락한 2,422.48에 거래되고 있다.

닛케이지수는 이날 오후장들어 4% 넘게 밀렸고, 상하이지수는 3% 넘게 급락했다.

전날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경기위축 우려 속에 전날보다 2.93%,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2.52%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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